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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게이트(가제) | Posted by 풀빛하늘 2009/05/18 13:26

8. 7월 5일 오전 8시 40분

"이준석씨"


아직 출근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달릴 수는 없었지만 이준석이 탄 차는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인천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준석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창 밖을 보던 시선을 돌려 고보영을 보았다.


"영화같은 이야기군요."


고보영에게서 십이회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이준석은 영화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준석은 고보영이 보여준 병원자료와 그녀의 진지한 모습으로 인해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이준석은 대학에 입학한 이후부터 자신과 관련된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자신이 학교에 가지 않은 날에도 학교에서 자신과 만났다는 친구들이 많았었다. 그때는 웃어넘겼지만 몇 달전부터는 회사에서도 그런 일들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데자뷰를 느끼는 경우도 많았는데 고보영의 말을 들으면서 이런 일들이 모두 그것과 연관되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시내로 들어선 고보영의 **우체국 출장소라고 간판이 붙어있는 작은 건물 앞에 멈추었다.


"안으로 들어가죠."


고보영은 시동을 끄고 문을 열며 이준석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 하였다. 이준석은 그녀를 따라 차에서 내려 우체국 출장소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아침이라 손님도 없이 직원 두 명만이 행낭을 정리하고 있었다.


"팀장님 연락도 없이 오셨네요."


고보영이 들어오는 모습을 본 직원들이 행낭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인사를 건넸다.


이보영은 한 직원에게 다가가 몇 마디 인사를 건네고 소장실이라고 쓰여져 있는 곳으로 향했다.


'팀장이라니...'


이준석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저희 잠시만 안에서 이야기 좀 할께요. 저 이리 오세요."


우체국 출장소의 문 앞에서 멈칫거리며 서 있는 이준석을 향해 손짓을 하며 고보영은 사무실 뒷 편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녀를 따라서 지하로 내려가니 소장실이라고 써 있는 문이 보였다.


소장이라는 책임자의 사무실의 건물 지하에 있는 것은 건물이 작기 때문이라고 이준석은 생각했다. 소장실은 지하사무실이라 창문도 하나없어 답답했기 때문인지 한 쪽 벽에는 커다란 LCD-TV가 걸려있었다.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울텐데 우선 앉으세요."


고보영은 사무실 한편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이준석에게 가리켰다. 그리고 그녀는 문 옆에 있는 보안시스템에 몇 개의 숫자를 입력하고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 기기에 댔다. 그러자 벽 에서 금속제로 제작된 문이 옆으로 나와 출입구를 이중으로 막아 버렸다.


"이상하게 보이실 것 같은데 국가안보국 지역사무소입니다. 저희는 지역 요원을 조정관이라고 부리는데 이곳 우체국 출장소장이 위장한 저의 요원입니다. 저는 몇 개의 지역과 본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저를 팀장이라고 부릅니다."


이준석은 이제 고보영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준비를 하면서까지 자기에게 장난을 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암살되었고 내가 그 일과 연관되었다니...'


그러나 이준석은 자신이 그런 엄청난 음모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 아니 어떤 두려움마저 느껴지기 시작했다.


 

"십이회에 대해 더 말해주세요."


이준석이 말했다.


"저도 솔직히..."


고보영은 이준석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했다. 자신도 제대로 접근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십이회라는 조직에 대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고보영은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그녀가 알고 있기에 십이회는 79년 12.12 군사 쿠데타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비밀조직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30여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비밀과 협박 등으로 정권이 교체되어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고보영이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십이회는 12.12 군사쿠데타가 성공한 후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회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고 해요, 그러나 워낙 비밀스럽기 만들어져서 하나회 회원들 중에서도 일부만 선택되었죠."


이준석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의 두 눈은 고보영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십이회는 현재도 우리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물론 사람들이야 싸구려 주간 잡지에 실리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군사독재시설에 쌓은 엄청난 부와 권력은 지금도 그들의 막강한 힘이 되고 있을거에요. 이 조직은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들도 조직구성에 대해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십이회라고 불리는 이유가 최고 회의 기구가 몇명의 이사로 구성된 모임에서 결정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따라서 십이회 회원이라고 해도 최고의사결정 모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조직의 전체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일반멤버의 경우 자신과 점조직으로 연결된 멤버만을 알 수 있을뿐이에요. 단지 그들은 십이회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 정도로 철저하죠."


고보영은 부드럽게 설명했지만 이준석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97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후 십이회에 대한 여러가지 조사가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죠. 그러나 그들은 정권을 바꾸기 위해 더욱 비밀스럽게 행동을 준비한 것 같아요."


고보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


"아마 30여년전부터 일란성쌍둥이를 납치했다면 그것도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들이 테러리스트를 부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 소문일 뿐이에요. 십이회의 멤버 중 최고위급만이 아는 비밀일테니까요."


이준석은 놀랍다는 시선을 던졌다.


십이회, 그리고 이런 조직이 사설 군대까지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외국영화에서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몇 십년간의 군사독재를 경험한 국가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엄연히 민주정부가 아닌가, 그에게는 이런 일이 가능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준석은 자기가 어떤 음모이론에 깊게 빠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음모이론 같습니다."


이준석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고보영 역시 어떻게 설명을 이어가야 할지 혼란스웠다. 자신이 생각하는게 맞다면 이준석이 말하는 음모가 이미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지금 십이회가 납치된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만들어 대통령을 암살했다는 이야기인가요? 저에게는 그런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그렇게 확신할지 없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하지만 아직 아무런 증거는 없어요. 그냥 제 개인적인 추측일뿐이라고 하는게 맞겠죠."


"그들에 대해서 더 아는 것이 없군요?"


"네... 아무것도 확신할 수는 없어요. 단지 십이회가 김대중 정부이후 남북간에 교류가 증진하면서 뭔가 커다란 위협을 느꼈다는 거에요. 십이회의 목적은 남북의 긴장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니까요."


고보영은 남북관계가 미치는 영향을 대충 이야기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남북의 긴장관계에 따라 한반도내에서의 이해관계는 엄청나게 변화할 수 있었다. 특히 군과 군수기업들에는 남북의 화해란 자신들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고보영은 빠르게 남북 문제에 관련된 정보들을 이야기했다. 남북 군수산업의 규모라든지, 남북 군부내의 움직임, 그리고 지난 10년간 남북의 협력을 방해하기 위해 일어났던 일 등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정권교체 후 초기에는 십이회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후에는 직접적인 정치 참여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경제적 영향력을 중심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직의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요."


"그런데 왜 대통령을?"


이준석은 고보영의 말처럼 십이회에 있어 경제적 영향력이 중요하다면 왜 대통령을 암살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부분은 저도 확실하지 않아요, 제 생각에는 십이회 내부적인 문제가 있었던게 아닐까 싶어요."


고보영은 십이회의 일부가 대통령의 암살을 계획했는지, 아니면 십이회 전체가 계획을 하고 승인했는지에 대해서는 짐작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십이회 내부에서 아이들을 납치하고 테러리스트로 교육했다는 물증들이 있고, 그들에게 남북 연방제는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것 보다 중요한 이념적인 문제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준석은 혼란스러웠다.


"단순한 가능성을 말하는 건가요?"


"네, 가능성이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때 확신할 수 있는 혐의죠, 단지 이 혐의를 구체화시킬 물증이 없을뿐이지만. 하지만 분명이 십이회는 남북이 연방제 형태로 통일이 된다면 자신들의 이념적 토대가 붕괴되고 그것은 자신들의 경제적 영향력까지 파괴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라고 봐요."


"국가안보국의 공식견해인가요?"


고보영은 대답을 하지 않고 앞에 있는 리모컨을 들어 벽에 걸려있는 LCD-TV를 켰다. 화면에서는 아직도 대통령 암살에 대한 뉴스만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녀는 TV는 보지 않고 리모컨으로 채널을 변경했다. 화면에서 큰 키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한 남자가 나왔다.


"국장님, 이준석씨입니다."


화면에 남자가 나타나자 고보영이 일어서서 말을 했다.


"이준석씨, 우리 요원에게 설명을 들었을 겁니다. 우리를 포함해서 경찰과 정보기관에서는 이준석씨를 대통령 암살의 중요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


"용의자요?"


국장이라는 사내의 말에 이준석은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의 암살에 자신, 아니 자신과 닮은 남자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용의자라는 말을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준석은 몇 초간 검은 슈트를 입은 사진 속의 남자를 응시했다. 보안카메라를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이 마치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저건 내가 아니야'


이준석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고보영이 말한 것처럼 자신이 쌍둥이가 아니라면 저건 조작될 사진일 수 밖에 없었지만 자신에게는 증명할 수 있는 증거라고는 없었다.


아까와는 달리 급박한 시선으로 고보영이 말했다.


"이제 이해하시겠어요? 아침부터 왜 이준석씨를 제가 찾았는지를요, 그리고 왜 당신이 대통령을 암살한 일급 용의자인지를요."


이준석의 혼란은 이제 분노로 바뀌고 있었다. 자신이 쌍둥이라면 자신도 피해자일뿐 이런 혐의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십이회의 진짜 범인을 찾아야해요. 왜 내가 대통령을 죽였겠습니까? 저 남자가 저와 쌍둥이라면 찾을 방법이 있겠죠. 아마 분명히 단서가 있을겁니다."


이준석은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들은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 거에요. 광화문 광장을 그렇게 철저히 통제했는데도 암살이 성공한 것은 그들 중 일부가 저희내부에도 침투해 있다는 거니까요."


이준석은 더듬거렸다.


"이건 말도 안돼. 난 평범한 사람일뿐입니다. 어제 일은 생각나지 않지만 이건 분명 함정입니다."


"저와 국장님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신이 지금 취조실에 있지 않고 저와 함께 이렇게 있는 이유가 그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운 나쁘게도 당신이 대통령 암살이라는 일급 혐의를 받고 있지만 그건 십이회가 앞으로 저지를 일에 비하면 사소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준석씨에게는 미안한 말이겠지만."


"난 대통령을 죽이지 않았다니까요!"


이준석은 소리질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 대통령 암살이라는 누명을 쓰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으며 감옥에서 썩거나 형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준석씨! 지금 우리는 누구를 탓할 수 없습니다. 이건 영화가 아닌 현실입니다. 흥분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아직 경찰과 정부기관에서는 당신의 소재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당신에게 죄가 있든 없든 아마 곧 뉴스에서는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발표하겠지만 우리는 십이회를 추적해야 합니다. 국장님도 저와 당신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는 못 할 겁니다. 우리 내부에도 십이회의 스파이가 있을테니까요."


이준석은 자신이 십이회가 쳐 놓은 덫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왜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겁니까?"


"이준석씨, 왜냐하면 저는 당신이 결백하다고 믿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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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게이트(가제) | Posted by 풀빛하늘 2009/05/07 09:08

6. 7월 5일 오전 8시 27분

2팀장은 국장에게 몇 개의 파일로 된 서류를 내밀었다. 국가안보국의 상황실 통제룸 안이다.


"경찰 및 다른 정보기관에서도 맨 위에 있는 이준석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출근 후 사라졌다 합니다."


국장은 2팀장이 내민 서류를 받았다. 서류 위에 있는 몇 장의 사진과 내용을 읽어보며 말했다. 서류의 맨 위에는 이준석과 관련된 몇 장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다.


"평범한 회사원이 그런 암살이 가능할까?"


"회사원으로 위장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요원들이 이준석이 집과 회사로 갔으니 단서를 찾아 올 것입니다."


국장이 자료를 다시 읽는 동안 2팀장은 상황실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준석을 비롯한 몇명의 용의자 얼굴이 화면에 비추고 있었으며, 긴장한 요원들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2팀장은 머리가 짧고 육중한 체격이었다. 그리고 눈빛이 강했다. 2팀이 국가안보국에서 국내의 테러사건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번 대통령 암살사건 조사는 2팀을 중심으로 경찰과 다른 정보국들이 공동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육중한 체격의 2팀장에서도 긴장된 모습을 감출수는 없었다.


서류를 읽던 국장이 고개들 들어 2팀장을 보며 말했다.


"다른 곳에서 올라온 내용과 별 다른 차이점이 없군. 이준석의 범행이라고 확신한다는 말이지. 그게 가능한가?"


"북한의 군부가 개입되었다는 증거도 아직은 없습니다만 남북관계의 개선을 반대하던 강경파의 소행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2팀장의 말에 국장은 상황실의 화면에 떠 있는 이준석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렸다.


"북한내 군부 강경파라..."


 

"이준석이 사라졌단 말인가?"


장관은 성난 눈빛이었지만 말투는 낮고 침착했다.


"네, 아직 정확한 정보를 보고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관은 넓은 어깨와 운동으로 다져진 가슴으로 인해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넓은 어깨와 검은 머리가 두드려져보였는데 턱을 가슴팍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모습이 평소에도 빈틈을 보이지 않을 것 같이 보여졌다.


누구라도 불태울 것 같은 야생 황소같은 눈 빛으로 장관은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쳐다보다가 말을 꺼냈다.


"내려가지"


장관은 남자를 따라 건물의 중앙으로 이어지는 대리석 계단을 내려갔다. 신형 K-3 소총으로 무장한 두 명의 군인 옆을 지나갔는데 그들의 군복에는 계급장등 아무런 표시도 보이지 않았다. 건물 주위에도 중무장한 군인들이 지키고 있어 무장한 병력이라도 쉽게 드나들 수 없을 듯 보였다.


 

"모두들 모였군요."


장관이 방안을 둘러보면서 이야기했다. 방 안에 앉아있는 십여 명의 사내들은 모두 숨소리를 죽이고 장관을 쳐다 볼 뿐이다.


"무궁화를 꺽는 것은 성공했지만 아직 작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장관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알고 있듯이 국가안보국의 일부 요원들이 우리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 한명이라도 노출된다면 작전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표적을 추적한다는 보고만이 올라오더군요."


한 사내가 이야기했다.


"우리가 표적인 이준석이 사라졌소. 지금 시스템이 모든 장소를 도청하고 있으니 곧 연락이 올거요."


장관이 이야기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일 년 넘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요원들을 훈련시켰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표적이 사라졌는지 궁금하군요."


장군의 건너편에서 마주보고 앉아있는 한 사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걱정하실 것 없소. 몇몇 애송이들이 설치고 다닌다고 해도 우리가 만들어 놓은 증거들을 부정할 수는 없을테니까."


"그렇습니다."


장군의 옆 자리에 앉아있던 한 사내가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이야기한 후 주위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국무총리께서도 오늘 국회에서 후임 대통령으로 공식인정을 하면 사건수사에 대한 결과를 국민들에게 바로 설명하실 겁니다. 십이회에서 차기 내각을 준비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 되었습니다."


사내는 방 앞의 벽에 설치되어 있는 스크린을 가리켰다. 방 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그 곳을 모두 쳐다보았다. 스크린에는 차기 정부국무위원이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의 사진 및 부서 등을 설명하는 파일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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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게이트(가제) | Posted by 풀빛하늘 2009/04/16 11:40

5. 7월 5일 오전 8시 10분

"윙~ 윙~"


이준석이 회사 정문으로 나오자 전화기의 진동이 다시 울렸다.


"이준석씨. 건너편에 주차된 은색


승용차가 보이시나요?"


이준석은 건너편을 보았다. 회사 사장단들이 차를 대는 곳이었기에 몇 대의 차량만이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곳에 어울리지 않은 은색의 중형차가 한대 서 있었다.


"**차종인가요?"


"이리로 와서 타세요."


이준석은 잠깐 망설였다. 강지훈의 이상한 장난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지훈의 장난이라기에는 아침부터 이상한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 특히 어제 하루 일이 기억나지 않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기가 힘들었다.


이준석은 차에 타기로 마음을 먹고 천천히 걸어갔다. 작게 들려오는 엔진소리에 차가 시동이 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에 다가가자 앉아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차에 타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전화기의 목소리만큼이나 매력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훈이 자식 정말 대단해!'


이준석은 차에 타서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는 순간 일순간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강지훈이 이렇게 매력적인 여자를 만난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여자는 검은색 정장바지에 아이보리색 셔츠를 입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매력적이었다. 이십대 후반처럼 보이는 여자의 얼굴을 따라 따뜻하게 감싸는 갈색 빛깔의 머리카락이 어깨로 늘어뜨려져 있었다. 이준석이 매일 사무실에서 보는 정장을 입은 여자 동료들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온몸에서 풍겨 나오는 미인이었다.


이준석이 차의 문을 닫자 여자가 신분증을 확인시킨 후 부드러운 손을 내밀었다.


“이준석씨, 저는 국가안보국의 고보영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화기의 급한 목소리와는 달리 방송국 아나운서와 같은 정확한 발음으로 자연스럽게 여자는 인사를 했다.


이준석은 여자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 여자의 강한 시선이 자신에게 잠시 꽂히는 것을 느꼈다. 여자의 눈동자는 날카롭지만 투명하고 맑은 검은색 이었다.


여자는 이준석이 잡은 손을 빼고 자신의 전화기를 끄는 것 같았다. 그리고 회사 밖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죄송하지만 이제 전화기는 꺼주셨으면 하는데요."


"네?"


갑작스런 고보영의 말에 이준석은 당황했다.


"이유는 잠시 후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우선 전화기 부터 꺼 주셨으면 하는데요."


"먼저 어디로 가는지 부터 알려주셨으면 하는데요? 아니 죄송하지만 회사로 데려다 주세요. 지훈이에게는 제가 속았다고 해 주시구요."


이준석은 이 여자를 따라가는 것이 잘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단지 여자의 매력적인 모습에서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강지훈의 장난에 더 깊게 빠진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자 괜히 차에 탔다는 후회가 들었다.


이준석의 말에 여자는 대답하지 않고 차안의 DMB를 켰다. DMB의 뉴스채널에서는 아직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만이 나오고 있었다.


"이준석씨, 제 생각에 아마 이준석씨는 대통령이 암살당한 것을 모르시고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나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자의 갑작스런 질문에 이준석은 할 말이 없었다. 분명 어제 대통령이 암살당했다는 뉴스를 아침에 들었지만 아직도 그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대통령이 오늘 오후에 남북 연방제에 대한 발표를 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준석씨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조사를 해 왔습니다. 대통령 암살까지는 생각 못해지만 어떤 음모가 진행된다고 의심하고 있었죠."


"하지만 제게 왜 그런 말을...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준석은 강보영이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강보영의 차가 이미 올림픽 대로로 들어가 김포공항쪽으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회사 근처에서는 좀 멀리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경찰이나 다른 기관에서도 이준석씨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을 겁니다."


강보영이 DMB를 끄며 이준석에게 대답했다.


"저에 대해 조사를 한다구요? 자꾸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시네요."


이준석은 강보영의 침착한 말투에 강지훈이 장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잊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강보영의 말은 믿을 수가 없었다.


"이해하기 힘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아까 제가 보내드린 메일 보셨을 겁니다. 그 사진 속의 인물이 이준석씨 닮지 않았나요?"


"네, 그렇더군요."


이준석은 사진속의 인물이 자신과 무척 닮았었다고 생각했었다. 옷까지 비슷하게 입고 있었기 때문에 합성이라면 상당한 노력을 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저는 그 곳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그런 사진을 찍었습니까?"


누군가 장난을 치고 있다면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이런 장난은 강지훈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런 장난을 하는 것일까, 이준석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광화문 광장 건너편에 있는 **빌딩의 보안카메라에 어제 대통령의 암살전에 찍힌 사진입니다. 저희들은 이준석씨를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연락을 할 수 있었지만 경찰에서도 이제는 이준석씨에 대해서 파악했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위치추적이 가능하니 전화를 먼저 꺼 주셨으면 합니다."


이준석은 강보영의 말을 믿을 수는 없었지만 이제 돌아가기에는 늦은 것 같았다. 핸드폰이 꺼져있더라도 회사에는 사우나에 갔었다고 하면 될 거라는 생각에 이준석은 전화를 껐다.


이준석과 강보영이 탄 차는 어느덧 국회의사당을 지나 김포공항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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